문학 한담

에밀리 브론티 - 폭풍의 언덕

이성재 2014. 11. 6. 04:28

 

폭풍의 언덕

                    

                                                                  이현수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은 영국 욕셔(Yorkshire) 지방 황야(荒野) 언덕위에 있는 언셔(Earnshaw)() 소유의 외딴 농가의 명칭이다. 언셔에게는 아들 힌들리(Hindley)와 딸 캐서린(Catherine)이 있다.  어느날 언셔가 리버풀에 갔다가 거리에서 노숙하며 굶주림에 떨고 있는 고아 히스클리프(Heathcliff)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 온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지만 그녀의 오빠 힌들리는 그를 미워하고 주먹질을 하며 괴롭힌다.

 

대학을 다니느라 3년간 집을 떠나 있던 힌들리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젊은 아내와 함께 돌아 온다. 가장이 된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하인 취급을 하며 모질게 학대한다. 캐서린은 틈만 나면 히스클리프와 함께 황야를 쏘다닌다. 힌들리의 아내는 아들 헤어턴(Hareton)을 낳고 죽는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힌들리는 술과 노름으로 세월을 보낸다. 

 

캐서린은 같은 동네의 에드거 린튼(Edgar Linton)을 알게 되고 그와 사귄다. 에드거는 부유한 가정에서 귀하게 자란 청년이다. 그가 캐서린에게 청혼을 한다. 그의 청혼을 받아 들인 캐서린은 속마음을 가정부 넬리에게 털어 놓는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끔찍이 사랑하지만 비천한 그와 결혼하여 자신의 신분을 낮출 수는 없으며 에드거와 결혼한 후 히스클리프를 힌들리의 손아귀에서 벗어 나게 해 주겠다고 말한다. 캐서린이 에드거와 결혼할 것이란 말을 엿들은 히스클리프는 집을 뛰쳐 나간다. 히스클리프가 사라지자 캐서린은 몹시 상심한다. 3년후 캐서린은 에드거와 결혼하고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

 

종적을 감추었던 히스클리프가 훤칠하고 늠름하며 재력도 갖춘 청년으로 성장하여 돌아 온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다시 만나 무척 기뻐한다.  히스클리프는 자기가 예전에 살던 폭풍의 언덕에 들어가 집세를 내며 힌들리 가족과 동거한다. 에드거의 여동생 이사벨러(Isabella)는 히스클리프를 흠모하는데 이 사실을 알게된 캐서린과 에드거는 그들의 결합을 극구 반대한다.  이 일 때문에 분란이 생기고 캐서린이 몹시 앓는다. 히스클리프와 이사벨러는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들은 결혼을 하고 폭풍의 언덕에 들어가 살지만 그들 사이는 이미 금이 간 상태이다. 히스클리프가 이사벨러를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자기에게서 캐서린을 빼앗아간 에드거에게 복수하려고 그녀와 결혼하였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딸을 낳고 죽는다. 히스클리프는 자기를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난 캐서린을 원망하며 비통해한다. 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클리프와 불행하게 살던 이사벨러는 그와 대판 싸우고 집을 뛰쳐 나가 런던 근처에서 혼자 살다가 히스클리프의 아들을 낳는다. 힌들리는 노름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캐서린이 죽은지 6개월후에 죽는다.  그가 자기 집을 담보로 히스클리프로부터 돈을 꾸었기 때문에 히스클리프가 폭풍의 언덕의 새주인이 되고 헤어턴은 자기 아버지의 옛집에서 품삯도 못 받고 일하는 신세가 된다. 

   

여동생 이사벨러가 숨을 거둔후 에드거는 청소년이 된 그녀의 아들 린튼(Linton)을 집으로 데려 오지만 히스클리프가 자기 아들을 내 놓으라고 하여 가정부 넬리가 린튼을  폭풍의 언덕에 데려다 준다.  몇년이 지난 후 히스클리프가 에드거의 딸 캐서린(죽은 엄마와 같은 이름)을 폭풍의 언덕으로 유인하여 감금하고 강제로 린튼과 결혼시킨다.  에드거의 전재산을 자기의 수중에 넣기 위해서이다.  병석에 누워 있던 에드거가 죽고 병약한 린튼도 얼마 안되어 죽는다.

 

막일만 하며 자란 헤어턴을 멸시하던 캐서린은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그에게 글을 가르쳐 주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캐서린(에드거와 결혼한 캐서린)만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한 히스클리프는 그녀의 환영을 쫓아 황야를 쏘다니며 나흘간 식음을 전폐하더니 그녀가 처녀 시절에 기거하던 방에서 숨을 거두고 그녀의 무덤 곁에 묻힌다. 죽어서라도 캐서린과 함께 있고 싶다는 그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헤어턴과 캐서린은 새해 첫날 결혼을 하고 폭풍의 언덕을 떠나 캐서린의 옛 집으로 이사 가서 살 계획을 한다.

 

이상이 에밀리 브론티(Emily Bronte)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줄거리이다.  얽히고 설킨 스토리지만 핵심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이루지 못 한 애절한 사랑이다. 캐서린이 자기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살고 있을 때에도 또 그녀가 죽은 후에도 히스클리프의 그녀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그의 일생은 캐서린에 대한 지순한 사랑, 그리고 언셔가와 린튼가의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복수로 점철되었던 것이다.   

 

에밀리는 그 유명한 브론티 세 자매중 둘째이다.  언니가 제인 에어(Jane Eyre)’를 쓴 샬럿(Charlotte)이고 동생이 애그니스 그레이(Agnes Grey)’를 쓴 앤(Anne)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성공회 사제였고 어머니는 그녀가 3세 때 사망했다.  에밀리와 자매들은 아버지가 사목을 하고 있던 욕셔지방의 하우워스(Haworth)라는 시골 마을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그들은 정규 교육을 받지 못 했지만 꾸준히 독서와 습작을 하였고 마침내 영문학사에 빛나는 소설가들이 되었다. 감수성이 강하고, 매우 내성적이며, 이성을 뜨겁게 사랑한 경험이 없는 에밀리가 20대 후반에 폭풍의 언덕처럼 격정적이고 비극적인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녀는 1847년에 이 소설 한 권을 출간하고 일년 후에 결핵에 걸려 30세로 요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