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 목걸이
목걸이
이현수
19세기 단편소설의 대가로 미국에 오 헨리가 있었다면 프랑스에는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이 있었다. 생전에 300편 가량의 단편소설을 저술한 모파상은 인간에 대한 판단 보다는 인간의 조건에 관심을 가졌다. 명료한 구상, 간결한 문체, 해학적 표현, 그리고 독자의 예상을 깨는 결말이 그의 작품의 매력이다. 모파상의 대표작중의 하나가 ‘목걸이’(원제는 La Parure, 영어 번역본 제목은 The Necklace)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마틸다(Matilda)는 귀티 나는 뛰어난 미모의 매력적인 여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내세울 것 없는 집안배경 때문에 재력가나 명문가로 출가하는 행운을 누리지 못하고 교육위원회의 평범한 직원과 결혼한다. 그녀는 우아한 가구로 채워진 고급 아파트에서 풍요롭게 살며 지체가 높은 집안의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자기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어느 날 저녁에 남편 루아젤(Loisel)이 교육부 장관이 주최하는 연회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여 달라는 초청장을 들고 온다. 루아젤은 마틸다가 기뻐하리라 기대했는데 그녀는 입고 갈 옷이 없다면서 초청장을 던져 버리며 눈물을 흘린다. 어렵사리 얻은 연회 참석 기회를 포기할 수 없어 루아젤은 사냥총을 사려고 모아 두었던 400프랑을 마틸다에게 건네 주어 그녀는 연회복을 마련한다.
연회날이 임박해 오자 마틸다는 또다시 연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데 몸치장을 할 보석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루아젤의 제안에 따라 마틸다는 학교 동창인 부자 친구 포레스티(Forestier)로부터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연회장에서 마틸다는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으로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끈다. 연회의 호스트인 교육부 장관은 그녀를 눈여겨보고 다른 부처의 장관들은 그녀와 왈츠 추기를 청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도취하여 행복에 겨워 많은 사람들과 춤을 추며 마음껏 즐긴다.
루아젤과 마틸다는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 간다. 마틸다는 옷을 갈아 입다가 거울을 보고 목걸이가 없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 목걸이를 찾으러 밖으로 뛰어 나간 루아젤은 혹시 길에 떨어지지 않았나 싶어 연회장까지 되돌아 가 보고 경찰서와 택시 회사 사무실에 가서 분실 신고도 하고 사례비를 제시하며 신문에 광고도 내지만 모두 허사가 된다. 마틸다는 목걸이가 약간 손상되어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목걸이를 당장 돌려 줄 수 없다고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시간을 번다.
루아젤과 마틸다는 보석상점들을 찾아 다니다가 한 보석상점에서 잃어 버린 것과 비슷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발견한다. 그들은 이 목걸이를 3만6천 프랑에 구입하기로 약정하고 1만8천 프랑은 루아젤이 아버지에게서 유산으로 받은 돈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지인, 사채업자 등 여러 사람에게서 고리로 돈을 꾸어 대금을 지불한다. 마틸다가 새 목걸이가 든 상자를 친구에게 건네 주자 친구는 상자를 열어 목걸이를 살펴 보지 않아 목걸이가 바뀐 것을 모른다.
빚을 갚기 위해 루아젤과 마틸다는 긴축 살림을 한다. 집세를 절약하려고 싸구려 아파트로 이사한 그들은 하녀를 내 보내고 마틸다가 집안의 허드렛일을 직접 하고 루아젤은 직장에서 퇴근한 후 밤에 잡일을 하여 추가로 돈을 번다. 부부가 이렇게 10년을 고생하여 가까스로 빚을 다 갚는다. 오랜 세월 근검절약하며 산 마틸다는 용모와 복장에서 하류층 여성의 티가 난다.
어느 날 마틸다는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가 옛 친구 포레스티를 만나지만 프레스티는 행색이 초라한 마틸다를 알아 보지 못한다. 마틸다가 빌린 목걸이를 분실하고 새 목걸이를 사려고 차입한 돈을 10년에 걸쳐 갚느라 고생한 이야기를 털어 놓자 포레스티가 마틸다의 두 손을 잡고 하는 말이 “어머, 가엾은 마틸다! 내 목걸이는 500프랑짜리 모조품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