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이현수
영미 소설가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를 꼽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의 소설은 영어 원서로 뿐만 아니라 번역서로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했고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세계적 애독서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디킨스는 인류의 가장 좋은 벗중의 한 명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디킨스가 1812년에 태어났으니 금년이 그의 출생 200주년이 된다. 그는 정부 하위 관리의 여덟 자녀중 둘째로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열심히 일을 했으나 생계를 꾸려가기에 충분한 돈을 벌지 못했다. 빚을 갚지 못해 디킨스만 빼고 전가족이 감옥에 갇히기도 했는데 당시 12살이었던 디킨스는 잠시나마 가족을 돕기 위해 병에 상표를 붙이는 일을 하며 푼돈을 벌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겪은 빈곤과 그에 따른 수치심을 그는 평생 잊지 못했다.
디킨스는 15살에 학업을 중단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했다. 그 후 법원 속기사로, 이어서 의회에서의 토의 과정을 취재하는 리포터로 일을 했다. 그는 의회에서 벌어지는 토론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그가 24살이 되었을 때 자기가 쓴 글을 모아 단행본으로 발간하고 호평을 받았다.
그의 명성이 높아지자 한 출판사가 그에게 소설 저작을 의뢰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소설이 ‘Pickwick Papers’다. 그는 한달에 1회분씩 발간하는 연재 형식으로 2년에 걸쳐 이 소설을 썼는데 대성공이었다. 이후에도 디킨스는 줄곧 이런 방식으로 소설을 썼다. 그는 매회(每回) 스토리를 재미있게 전개하여 독자들이 다음 회(回)의 발간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Pickwick Papers’의 발간으로 그는 한창 젊은 나이인 20대 중반에 당시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가 되었다.
상상력이 풍부할 뿐 아니라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재기 발랄한 디킨스는 Oliver Twist, Nicholas Nickleby, A Christmas Carol, David Copperfield, Bleak House, Hard Times, A Tale of Two Cities, Great Expectations 등등 다수의 명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소설은 테마가 무엇이든 한결같이 읽기 쉽고 흥미진진하여 독자를 매료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연극으로, 텔레비전 드라마로, 영화로, 뮤지컬로, 오페라로 각색되어 만인의 사랑을 받아 왔고 그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디킨스의 소설중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은 ‘A Christmas Carol’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디킨스는 크리스마스의 정신과 중요성을 새롭게 정립하였다. 기독교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종교와 상관없이 일반인들이 가족과 함께 모여 계절의 음식을 먹고 선물을 교환하는 가족 중심의 세속적 명절로 보편화된 것은 이 소설의 영향 때문이라 한다.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 경험 때문인지 디킨스는 사회 약자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소설을 통해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켰다. 예컨대 그는 소설 ‘Oliver Twist’에서 빈곤층의 비참한 실태 그리고 도둑과 소매치기의 지하세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는데 이 소설을 읽은 당시 영국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소설의 배경인 런던 빈민가를 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킨스는 1870년6월에 58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런던 Westminster Abbey의 Poets’ Corner에 묻혔는데 영국 문인으로서 최고의 예우를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