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습득이 어려운 이유

영어 습득이 어려운 이유

 

                                                                                이현수

 

한국어와는 공통점이 전혀 없는 외국어인 영어를 한국인이 배워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어 습득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1)  영어 스펠링이 일관성이 없고 매우 불규칙하여 단어를 외우기 어렵다.

(2)  영어 어휘가 방대할 뿐 아니라 많은 단어들이 각기 하나의 의미가 아니라 다양한 의미로 쓰여 혼란스럽다.

(3) 영어 문법에 예외 규정이 적지 않고 또한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굳어진 관용적 표현이 많아 익히기 어렵다.

(4) 영어는 표음 문자가 아니다. 모든 모음과 많은 자음이 한가지 이상으로 발음되며 많은 단어들이 묵음인 자음을 포함하고 있어 스펠링만 보고 발음하면 틀리기 쉽다.  영어 알파벳 중 f, v, z는 한글로 표기할 수 없어 한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렵다. th도 발음하기 어렵다. 따로 익혀야 한다. 

(5) 국가와 지역에 따라 통용되는 영어가 약간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 영어는 스펠링, 발음, 표현법에서 영국 영어와 차이가 있다.

 

영어가 왜 이런지 이해하려면 영어가 어떻게 진화하였는지 알아야 한다.  

 

영국의 원주민은 켈트어(Celtic)를 쓰는 켈트족(Celts)이었다. 5세기 중엽에 유럽대륙에 거주하던 게르만계 주트족(Jutes), 앵글족(Angles), 색슨족(Saxons)이 침입하자 켈트족은 웨일즈, 콘월, 스코틀랜드로 밀려 났고, 침입자들이 쓰던 게르만어 방언들이 혼합하여 앵글로-색슨어(Anglo-Saxon)가 되어 잉글랜드 지역에서 공용어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Old English이다.  

 

그 후 영어는 여러 외래어의 영향을 받으며 진화했다. 6세기말에 기독교가 전파된 후 라틴어 기독교 용어가 영어에 많이 유입 되었다. 그 후 8세기말에 덴마크의 바이킹들이 침입하여 정착하고 현지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언어(Old Norse)가 영어에 스며 들었다.   

 

더 큰 변화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윌리엄 공작이 1066년에 침입하여 현지의 군대를 격파하고 잉글랜드의 왕으로 등극하며 시작되었다. 윌리엄 공작과 함께 건너온 노르망디 출신 프랑스인들이 상류 계급이 되어 잉글랜드를 지배하면서 노르망디 프랑스어가 공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앵글로-색슨족은 프랑스어가 아니라 그들의 언어인 영어 즉Old English를 계속해서 사용했다. 따라서 1066년부터 14세기초까지 잉글랜드에서 2개어가 공존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노르망디 출신 프랑스인들의 후손들이 프랑스 본토로부터 오래 격리되어 앵글로-색슨 현지인들과 결혼하여 살면서 영어와 노르망디 프랑스어가 혼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영어로 진화했는데 이것이 Old English에 수백개의 노르망디 프랑스어 단어들이 유입된 Middle English이다. 그리고 노르망디 프랑스어 사용이 점차 감소하다가15세기초에 영어가 잉글랜드의 공식어가 되었다.  

 

그 후16세기부터 17세기 중반까지 르네상스가 잉글랜드에 영향을 미치면서 철학, 문학, 예술, 과학, 의학 등에 관한 많은 그리스어, 라틴어 단어들이 영어에 유입되었다. 일반적으로 17세기 중반 이후의 영어를 Modern English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수많은 외래어 단어들이 유입되어 영어 어휘는 풍부해졌으나 어원이 다른 단어들이 뒤섞이어 있어 영어의 스펠링과 발음은 매우 복잡하게 되었다.

 

게르만어 방언이던 고대 영어가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를 거듭하여 현대 영어가 되었고 마침내 명실상부한 세계어(the lingua franca of the world)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지구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려면 습득이 어렵더라도 영어를 배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