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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표현은 인간의 본능이다

이성재 2025. 12. 31. 15:33

자기 표현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을 드러내며 살아간다. 갓난아기의 울음은 생존을 위한 신호이자, 세상에 보내는 최초의 자기 표현이다. 말과 글을 배우기 전에도 인간은 표정과 몸짓, 울음과 웃음으로 자신의 상태와 욕구를 알린다. 이처럼 자기 표현은 후천적으로 습득된 기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본능적 충동이다.

 

자기 표현의 근원에는 존재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있다. 인간은 단순히 살아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스스로 묻고, 그 답을 흔적처럼 남기고자 한다. 말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고, 쓰지 않으면 잊힐 것 같은 불안은 이러한 욕구의 발현이다. 그래서 인간은 일기를 쓰고, 편지를 남기고, 이야기를 만들어 전한다. 자기 표현은 이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행위다.

 

자기 표현은 또한 타인과 연결되려는 본능의 발현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혼자 완결될 수 없다.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이해와 공감은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순간, 비로소 관계는 형성된다. 자기 표현은나를 알아달라는 요청이자, “너를 알고 싶다는 초대다. 침묵은 고립을 낳지만, 표현은 관계를 자라게 한다.

 

감정의 측면에서도 자기 표현은 필수적이다.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마음속에 쌓여 무게가 된다. 기쁨은 나눌 때 배가되고, 슬픔은 털어놓을 때 가벼워진다. 글쓰기, 예술, 대화는 감정을 외부로 흘려보내는 통로이며, 이를 통해 인간은 내면의 균형을 회복한다. 자기 표현은 사치가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지탱하는 생존의 방식이다.

 

물론 문화와 시대에 따라 자기 표현의 방식은 달라진다. 어떤 사회는 침묵과 절제를 미덕으로 삼고, 어떤 사회는 적극적인 발화를 장려한다. 그러나 방식이 달라질 뿐,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말로 하지 못하면 글로 쓰고, 공개하지 못하면 마음속 독백으로라도 자신을 드러낸다. 본능은 억눌릴 수는 있어도 제거되지는 않는다.

 

결국 자기 표현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필연적 행위다. 표현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인간은 말하고 쓰고 남기며 살아가는 존재다. 자기 표현이 멈춘 자리에서 삶은 정체되고, 표현이 시작되는 순간 삶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자기 표현은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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