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이현수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영국 시골 마을에서 사목을 하고 있던 성공회 사제의 8명의 자녀중 7번째로 태어 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옥스포드대학 출신으로 학구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자녀들을 키웠다. 제인 오스틴은 어린 나이에 기숙 학교를 잠시 다닌 것 외에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 했다. 그녀는 집에서 아버지와 오빠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독서를 열심히 하며 지적으로 성장했다.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한 후 꾸준히 습작을 계속하여 마침내 영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가 되었다.
제인 오스틴은 6편의 소설을 썼다. 약 200년전에 발간된 그녀의 소설의 공통된 테마는 결혼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결혼이 여성의 최대 관심사였다. 왜냐하면 여성이 부모로 부터 독립하여 경제적 안정을 얻고 더욱이 신분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잘 하는 길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여성 주인공들이 오해, 갈등, 신분의 차이등을 극복하며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제인 오스틴은 가족들 하고만 어울리며 지극히 제한된 인생 체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성을 깊이있게 이해했고 이를 소설에 반영했다. 그녀는 상류 사회의 일원이 아니었는데도 소설에서 상류 사회 사람들의 기질, 관습, 말씨, 세속적 관심사를 실감있게 묘사했다. 더욱이 진지한 사랑도 해 보지 않은 그녀가 남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출중한제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테마가 단순하고 내용도 심오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은 세계적 애독서가 되었는데 (애독자의 대다수가 여성) 그 이유는 희극적이며 흥미진진한 스토리, 개성이 뚜렷한 작중 인물들, 그들의 재치있는 대화, 그리고 작가의 격조있고 유려한 문체(文體)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소설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되어 만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녀의 소설중에서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 가장 인기가 있다. 시골의 소지주 베닛(Bennet)은 딸만 다섯을 두고 있는데 이들중 세 자매의 결혼 이야기가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이 마을에 부유한 미혼 청년 빙리(Bingley)가 이사를 온다. 그는 딸을 가진 마을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베닛 가족은 빙리및 그의 친구 다아씨(Darcy)와 친분을 맺는다. 빙리와 베닛의 큰딸 제인(Jane)은 연인이 된다. 둘째딸 엘리자베스(Elizabeth)는 오만한 대지주 다아씨를 싫어 한다.
성공회 사제가 된 사촌 콜린스(Collins)가 찾아와 베닛 가족들과 잠시 함께 지낸다. 그의 언행을 보고 엘리자베스는 그를 속물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뜻밖에 그가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한다. 그녀로 부터 거절을 당한 콜린스는 곧바로 그녀의 이웃 친구 샬럿(Charlotte)과 결혼한다.
빙리 일행이 런던으로 돌아 간 후 연락이 끊겨 제인은 낙담한다. 엘리자베스가 켄트(Kent)에 살고 있는 콜린스 부부를 방문하여 몇주 머무르게 되면서 같은 동네의 친척집에 온 다아씨를 다시 만난다. 다아씨는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게 되는데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재기발랄하고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는 그녀의 강한 개성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아씨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한다. 그는 엘리자베스가 자기의 청혼을 받아 주길 기대했는데 그녀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그녀는 다아씨가 제인과 빙리의 사이를 갈라 놓았으며 후견인으로서 위컴(Wickham)을 박대했다고 비난한다. 엘리자베스의 거절 이유가 대부분 자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긴 다아씨는 위컴의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고 자기의 입장을 설명하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그녀에게 건넨다. 그리고 그는 이기적이고 비사교적이고 오만한 자신의 성격을 고치겠다고 스스로 다짐한다.
엘리자베스의 어린 동생 리디어(Lydia)가 위컴과 사랑에 빠져 둘이서 종적을 감춘다. 다아씨는 그들의 행방을 찾아내서 위컴의 도박빚을 대신 갚아 주고 일자리도 마련해 주며 그를 설득하여 리디어와 결혼하게 함으로써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한다. 다아씨는 위컴을 싫어 하지만 이 모든 일을 엘리자베스를 위해서 한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일방적인 오해와 편견 때문에 다아씨를 미워했다고 깨닫고 그를 매몰차게 대했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결국 제인은 빙리와 결혼하고 엘리자베스는 대지주 다아씨와 결혼하여 대저택의 안주인으로 엄청난 신분 상승을 한다. ‘오만과 편견’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독자를 사로 잡는 소설이다.
제인 오스틴은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생을 보냈다.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고 소설만 쓰다가 41세에 요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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