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한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제킬박사와 하이드

이성재 2019. 2. 23. 22:54

 

 

 

제킬박사와 하이드

 

                                                              이현수

 

 

1886년에 초판이 발간된 제킬박사와 하이드(원제: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는 스코틀랜드 태생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Jekyll의 정확한 발음은 지킬이 아니고 제킬). 

 

저명한 의사인 헨리 제킬(Henry Jekyll)박사는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한 본능과 악()한 본능을 분리하는 약물 제조에 성공한다. 그가 이 약물을 마시자 악의 화신으로 변신한다. 그는 50세의 제킬 보다 젊고 키가 작다. 얼굴은 타인에게 불쾌감과 공포심을 유발하는 형상이다. 이렇게 된 것은 선한 본능의 제압 때문에 악한 본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 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약물을 다시 마시자 제킬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 간다. 그 후 그는 신사 제킬과 악인 에드워드 하이드(Edward Hyde)로서 이중 생활을 한다.

 

어느 날 하이드가 골목 길을 걷다가 어린 여자 아이와 맞부딪치자 그 아이를 짓밟고 나서 땅바닥에 넘어져 우는 아이를 방치한 채 태연하게 걸어 간다. 이를 목격한 엔필드(Enfield)가 하이드를 쫓아 가 그를 우는 아이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가보니 아이의 가족들과 의사가 아이를 둘러 싸고 있다. 모두가 증오에 찬 눈으로 하이드를 바라 보며 책임 추궁을 하자 그는 보상금으로 아이의 가족에게 100 파운드를 준다. 이로써 이 사건은 깨끗이 마무리 되고 하이드의 신분은 노출되지 않는다.

 

골목 길에서 함께 산책을 하던 중 엔필드가 사촌인 변호사 어터슨(Utterson)에게 자기가 관련된 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길 건너 편에 있는 집을 가리키며 그 집에 아이를 짓밟은 당사자인 하이드가 살고 있다고 말한다. 제킬의 막역한 친구인 어터슨은 하이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그가 보관하고 있는 제킬의 유언장에 하이드가 상속인으로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드에게 어떤 약점을 잡힌 제킬이 협박에 굴복하여 하이드를 상속인으로 지명한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생각한 어터슨은 제킬을 만나 유언장의 내용을 재고하라고 충고하지만 제킬은 유언장에 명시된 대로 자기가 죽거나 실종되면 자기의 전재산을 하이드가 상속 받게 하는 것이 자기의 변함없는 뜻이라고 천명한다. 

 

어느 날 제킬은 밤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깨어 보니 하이드로 변신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그는 하이드로서 누리는 젊음과 도덕률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기는 자유를 포기하고 제킬로서만 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자 충동을 못 이겨 다시 약물을 마시고 하이드가 되어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길을 묻는 하원 의원 댄버스 카류(Danverse Carew)를 아무 이유없이 지팡이가 두 동강이 나도록 두들겨 패어 살해한 것이다. 연락을 받은 어터슨이 경찰서에 달려 가 보니 현장에서 수거한 지팡이의 부러진 반쪽이 있다. 그는 경찰관을 데리고 살인범으로 의심 받는 하이드의 거처를 찾아 갔으나 하이드는 보지 못 하고 범행에 사용된 지팡이의 나머지 반쪽을 집에서 발견한다. 하이드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은 것이다.

 

하이드가 살인범으로 쫓기는 처지라 제킬은 더 이상 하이드 행세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제킬이 밖에 나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하이드로 변신 한다. 그대로 있으면 체포될 것이므로 빨리 제킬의 모습으로 돌아 가야 하는데 자기 집의 실험실에 있는 약물을 가져 올 방법이 없다. 그는 근처 호텔 방에 들어 가 친구 래년(Lanyon)박사와 자기의 집사 풀(Poole)에게 편지를 보내서 그들의 도움으로 약물을 만들어 마시고 다시 제킬이 된다.

 

그가 집에 돌아 가 하루 밤을 자고 아침에 정원에 나가 있는데 또다시 하이드로 변신한다. 당황한 그는 재빨리 실험실로 들어 가 약물을 마시고 제킬로 되돌아 가지만 얼마 안 있어 다시 하이드가 된다. 시간이 흐르며 내면의 악한 본능이 강화되어 선한 본능을 제압함으로써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신체가 하이드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실험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그가 실험실에 기거하며 제킬로 돌아 가기 위해 약물을 계속해서 마신다. 약효가 떨어져 양을 늘리며 마시다 보니 약물을 제조할 원료가 고갈 된다. 그는 풀에게 원료를 사 오라고 명하지만 폴은 그가 원하는 원료를 구해 오지 못한다

 

풀이 어터슨을 찾아 가 큰 일이 났다며 집으로 데려 간다. 풀은 어떤 남자가 제킬의 실험실 문을 잠그고 안에서 칩거하고 있는데 그는 하이드가 틀림 없으며 그가 제킬을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어터스와 풀이 실험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니 제킬의 시체는 없고 방금 독약을 마시고 죽은 하이드를 발견한다. 하이드의 신분으로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제킬이 스스로 자살을 택한 것이다.

 

이 소설의 주제는 인간 본성의 이중성이다. 인간의 내면에서는 사회 규범에 따라 선행을 추구하는 이성적(理性的) 본능과 선천적으로 악한 동물적 본능이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 제킬박사와 하이드의 특징은 독자가 소설을 끝까지 읽어야 내용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터스에게 제킬과 하이드의 관계는 미스테리였는데 그는 제킬이 죽은 후에 래년박사와 제킬의 진술서를 읽고 나서야 두 사람이 동일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