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터키 기행

이성재 2019. 7. 18. 08:12

 

터키 기행

 

                                                                이현수

 

Turkey라는 영어 국명은 중세 라틴어 Turchia/Turquia에서 유래했는데 터키인들의 땅(land of the Turks)’이라는 뜻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터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세계 10개 나라들 중의 하나이다. 나의 친우들은 모두 터키 여행을 했다고 하는데 나만 터키를 기피할 이유가 없어 이번 여름에 나도 터키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모국에 머무르는 동안 아내와 나는 터키로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그룹에 합류한 것이다.

 

 

서울에서 이스탄불(Istanbul)까지의 비행시간은 약12시간이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늦은 오후였다. 비행기안에서 하룻밤을 뜬 눈으로 새워서 지칠 대로 지친 우리 일행은 호텔로 직행하여 터키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이스탄불 관광을 뒤로 미루고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하여 카파도키아(Kapadokya)로 이동했다. 카파도키아는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걸리는 내륙 지방인데 이곳에서 우리의 코치 투어(coach tour: 대형버스를 이용한 관광 여행)가 시작되었다.  

 

 

카파도키아는 화산 분화로 생긴 유연한 화산암이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비를 맞고 침식되어 만들어진 별천지이다. 자연이 빚어 낸 카파도키아의 빼어난 경관은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비견할 만큼 웅대하고 경이롭다. 지질학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독특한 지역인 카파도키아에는 볼거리가 많아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렀다. 현지 안내원이 운전하는 지프(jeep)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 다니며 지형을 관찰하고 기암괴석들을 구경했는데 버섯 모양의 바위, 또 동화에나 나올 듯한 굴뚝 모양의 바위가 많이 눈에 띄었다. 돌산에 큰 구멍을 뚫어 만든 석굴(石窟)도 많이 있어 그 안에 들어 가 내부를 살펴 보았는데 일부 석굴은 초기 기독교 교회로 쓰였고 다른 석굴에서는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 신자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다고 한다.  

 

 

터키 땅을 밟은 넷째 날에 아나톨리아 고원에 위치한 콘야(Konya)를 거쳐 터키 최대의 지중해 휴양지 안탈리아(Antalya)로 이동했다. 카리브해에 칸쿤이 있다면 지중해에는 안탈리아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이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멀리 나가 선상에서 와인을 마시며 푸른 바다와 연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한나절을 보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지중해에서의 한가로운 뱃놀이를 마치고 배에서 내린 우리는 안탈리아의 고색창연한 거리를 거닐며 시내 구경을 했다.  

 

 

다섯째 날에 방문한 파묵칼레(Pamukkale)에는 석회 성분의 용천 침전물로 형성된 언덕이 있는데 멀리서 보면 흰 솜으로 만들어진 성()처럼 보여서 목화의 성(Cotton Castle)’이라고 부른다. 이 지역에는 온천수가 흐르고 있어 우리는 잠시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하며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었다. 그 후 올림포스산(Mount Olympos)으로 이동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543 미터인 정상에 올라갔다. 터키에서 가장 높은 이 산에서 우리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여섯째 날에 예전에는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던 고대 도시 에페스(Efes)에 도착했다. 하드리아누스(Hadrianus) 신전, 오데이온(Odeion), 셀수스(Selsus) 도서관, 25천명을 수용하던 야외 원형극장을 구경했는데 원형극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유적들은 심하게 파손되어 기둥이나 건물의 일부만 남아 있어 크게 실망했다.

 

 

초기 기독교의 뿌리를 찾으려고 관광객들이 에페스로 몰려 든다. 전설에 의하면 사도 요한이 성모 마리아를 에페스로 모셔 왔고 마리아는 말년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또한 사도 바울은 에페스를 본거지로 삼고 소아시아(Asia Minor)에서 포교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일곱째 날에 이즈미르(Izmir)에서 코치 투어가 종료되었고 우리는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하여 이스탄불로 이동하여 시내 관광을 하며 이틀을 보냈다. 기원전 660년경에 세워진 이 고대 도시는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도시들 중의 하나이다. 비잔티움(Byzantium)이라고 불리던 이 도시는 330년에 콘스탄티노플   (Constantinople)로 개명 되었다가 1923년에 이스탄불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도시는 로마제국, 동로마제국, 오스만 제국을 거치며 약 1600년 동안 제국의 수도였는데 동로마제국 시절에는 기독교의 진흥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1453년에 동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오스만 제국의 수도가 된 후에는 이슬람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   

 

 

이스탄불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찾은 역사적 건물은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이다. 537년에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에 의해 건립되어 기독교 성당으로 쓰이다가 1453년에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었고 1935년에 박물관으로 대중에게 개방되었다. 하기아 소피아를 터키어로는 아야소피아(Ayasofya)라고 한다.

 

 

하기아 소피아 외에 톱카프 궁전(Topkapi Sarayi), 예레바탄 지하궁전(Yerebatan Samici), 술탄아흐멧 사원(Sultanahmet Camii), 돌마바체 궁전(Dolmabahce Sarayi), 그랜드 바자(Grand Bazaar)등을 구경했다.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그랜드 바자는 이스탄불의 최대 전통시장인데 엄청나게 큰 건물 안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 대형 쇼핑몰(shopping mall)에는 성문처럼 생긴 22개의 출입구가 있고 내부는 미로 같은 58개의 좁은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통로 양편에 빽빽이 들어선 수천개의 가게에서 터키 특산물을 비롯하여 온갖 상품을 팔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일행은 유럽과 아시아를 갈라 놓은 보스포루스 해협(Bosporus Strait)에서 유람선에 탑승했다. 배의 갑판에 올라 가 유럽 연안과 아시아 연안을 번갈아 바라 보며 양안(兩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였다.

 

 

여덟째 날 오후에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유서 깊은 나라 터키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담고.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 기행  (1) 2024.01.01
뉴올리언스의 추억  (0) 2022.04.05
내가 마지막 본 리우  (0) 2016.08.01
카리브해 크루즈  (0) 2015.04.23
고국 산천에 매료되어 (II)  (0) 2014.09.26